다양한 문화와 민족, 역사가 섞여 독특한 문화색을 갖고 있는 튀르키예. 그들의 문화를 소개함에 앞서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 구분을 잘 알지 못해 혼동해서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 바로 잡고 가려고 한다.
" 아랍/ 무슬림/ 중동"
글쓴이 역시 튀르키예에 대해 알아보기 전 이 세 단어가 다 똑같은 말인줄 알았다. 이 세 단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동 지역의 문화권을 분석 관점에 따라 구분한 용어이며 대부분 공통 영역을 갖고 있지만 세밀한 부분에서는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다.
- 아랍 = 언어와 문화에 의한 구분
- 무슬림 = 종교에 의한 구분
- 중동 = 지정학적 구분
위의 각 구분에 따라 '아랍'은 아랍어를 공통으로 사용하는 국가들을 지칭하며, '무슬림' 은 이슬람교를 믿는 신자들의 집단, '중동' 은 지리상 지중해 동쪽에서부터 페르시아만까지의 영역에 존재하는 국가들을 일컫는다. 중동지역은 좁게는 서아시아 국가들에서부터 광범위하게는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나라들도 포함하기도 한다. 튀르키예는 지리상으로는 중동지역에 위치하나 아랍어가 아닌 튀르크어를 사용하며, 세속주의 국가라 나라에서 지정한 국교는 없지만 국민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중동/무슬림 문화권이라 할 수 있겠다.
튀르키예는 대표적인 유럽+아시아의 연결국가로써 고대부터 그리스-로마, 아시아로부터 온 튀르크문화,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아랍문화,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등 정말 다양한 인류 문화들을 도처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떤 이는 상투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겠지만 '문화의 용광로' 라는 수식어가 꼭 튀르키예를 두고하는 말인 듯하다. 과거의 튀르키예 역사를 이루었던 문화의 모습들은 역사편을 통해서 알 수 있으니,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대 튀르키예의 대중문화를 중점적으로 보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문화의 융합이 현재 어떤 식으로 발현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대중문화에는 음악,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들이 있는데, 주로 영미권이나 K-콘텐츠에만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튀르키예 문화 콘텐츠는 매우 생소하다. 하지만 튀르키예 대중문화는 독자적 콘텐츠 제작 능력과 그 품질을 인정받아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에까지 인기가 있는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드라마가 인기가 좋으며 넷플릭스에서도 종종 튀르키예 OTT들이 순위권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글로벌하게 유명했던 작품들은 에토스(Ethos), 오스만 제국의 꿈, 러브 101 등 역사물,로맨스, 스릴러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튀르키예에서도 많이 제작되고 있으며, 아랍문화권에서 인기가 아주 좋다. 튀르키예 드라마와 영화 등이 보수적인 종교관으로 문화에도 제약이 많은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세속주의를 채택한 튀르키예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그 매력을 타국에 어필하고 있다. 또한 주변국에 비해 자본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들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튀르키에 음악의 경우에도 튀르크체 팝(Türkçe Pop)이라는 대중 팝음악으로 중동권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음악 장르를 다루는 팝 컬쳐를 이끌고 있다. 튀르크체 팝을 듣다보면 특유의 중동풍, 아라베스크 스타일의 튀르키예풍 멜로디와 전통적인 꺽는 창법을 들을 수 있어 우리에게는 매우 이색적인 매력을 준다. 실제로 글쓴이가 여행 중 춤추는 선상 투어를 갔을 때, 튀르키예 관광객 뿐 아니라 모로코, 시리아, 유럽에서 온 다양한 외국인들이 몇 년전 유행하던 튀륵체 팝을 따라부르며 다같이 튀르키예 특유의 단체 리듬 댄스를 추던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다.
사실 튀르키예 대중문화가 현대에 들어 갑자기 유명해 진 것은 아니다. 과거 17,18세기 오스만 제국의 세력이 조금은 약해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넓은 영토를 거느리고, 기독교 세계인 서유럽에 공포의 대상이던 시기, 두려움의 대상인 동시에 엄청난 재력과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던 오스만 제국의 문화는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튀르크리'라고 불리던 이 튀르키예 문화 유행 기류는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튀르키예식 의복, 터번 등의 패션 뿐 아니라 오스만산 융단을 깐 인테리어, 그리고 튀르키예풍 음악까지 클래식에 영향을 줄 정도로 서양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커피 또한 이 튀르크리를 통해 이슬람 문화권에서 유럽으로 전달되어 19세기까지도 오스만 제국식 카페 문화가 유럽 내에서 유행했다.
물론 문화 카테고리에 볼 거리만 있는 것은 절대 절대 아니고, 세계 3대 미식의 나라인 튀르키예이자 음식을 좋아하는 글쓴이이기 때문에 요리와 관련된 포스팅은 별도 섹션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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